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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디타운 - ![]()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북스피어 |
폴 윌슨의 <다이디 타운 dydee town>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좀 됐다.) 귀여운 작은 사이즈에 흑백 표지 이미지가 작품 느낌과 잘 어울려서 확 사버릴까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내려놓고 왔다. 판타스틱에 총 6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작품인데, 뒤의 2회는 마음에 들지 않으니 잡지 4권을 뒤지면서 재독하는 게 그리 불편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면서.
그래도 처음 잡지 <판타스틱>에 푹 빠지도록 한 일등 공신인 <다이디 타운>에 관한 포스팅은 빼놓을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해 <다이디타운>은 정말 재미있다.
적당한 속도감, 호감가는 캐릭터, 흥미로운 SF 장치들, 복선이 뚜렷해서 절대 어렵지 않은 추리의 즐거움, 어두운 미래 인간 사회에 대한 윤리적 성찰과 로맨스까지 갖추고 있는 종합선물세트니까, 취향을 초월해 즐겁게 읽히리라고 확신한다.
이 작품이 “챈들러식 하드보일드” SF라고들 하지만, 주인공 시그 드레이어는 필립 말로의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를 어설프게 흉내낼 뿐이다. 중간에 “무감동한 시그”라고들 한다는 본인의 말에 웃음이 터질 정도다. 적당히 풍부한 감수성, 여자한테 겉으로는 퉁퉁거려도 뒤에서 헌신적인 행태, 아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보면, 훈훈한 일등 신랑감 탐정이다. 시그, 그 인간미 덕택에 여성 독자에게 매력을 발산하는 거니까 원하는 대로 봐주지 않는다고 너무 섭섭해 말길.
폴 윌슨은 의대를 졸업하고 개업의로 일하면서 작품활동을 한 작가라는데, 그래서인지 의학 지식을 활용해 만든 듯한 SF 장치들이 주는 즐거움이 쏠쏠하다.truth 주사, 버튼 헤드, 화성에서 온 사내의 복수 방식, wire, NDT 등등. 그 중에서도 NDT는 이야기 전개나 주제 전달 모두에서 효과적인 장치이며 그럴 듯하게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덧붙이는 소리인데, 당시 사이버 펑크 SF에서 신경생리학 지식을 바탕으로 한 소품은 흔했으니 폴 윌슨 경력과 관계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이디 타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1부와 2부의 수준에 비해 3부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작가가 뒤로 갈수록 쓰는 게 지겨워졌는지, 이야기 구성의 짜임새가 1부>2부>>3부이다. 3부는 스토리 전개가 부드럽지 못하고 갈등이 너무 시시하게 해결되며, 이야기의 부분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맞아 돌아가는 즐거움이 없다.
뿐만 아니라 3부로 갈수록 정서 과잉이 나타난다. 1부를 읽을 때만 해도, 정서적/지적 영역에서 모두 만족감을 주는 이상적 작품이라며 좋아했는데 2부에 가서는 정서가 약간 과하다 싶었고, 3부는 정서가 과도해서 그 때 같이 연재되고 있던 빌 밸린저의 <기나긴 순간>의 건조함을 조금만 나눠 주고 싶었을 정도였다.
3부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걸 감안한다고 해도, 조금 어둡지만 따뜻하며 무겁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강력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왜? 오락적 요소가 다양,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




